조순규 문학을 조망한 지역문학 연구서 지역사랑과 문학실천의 마음으로 꾸준한 연구를 목적으로 열다섯 번째 지역문화 총서가 발간되었다. 조순규의 유고를 한자리에 묶고, 그의 문학관을 아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을 함께 실었다. 근포 조순규는 무명 시조 시인으로, 무명 교사로 살다간 이다. 그의 무명을 버티게 한 힘은 1920년대 후반 동래고보 재학시절부터 지녔던 민족적 울분과 청년기의 열정적인 포부였다. 해마다 항왜 동맹휴교를 멈추지 않았던 동래고보의 열렬 청소년 문사로 이름을 내걸었던 그는 졸업하자마자 동래경찰서 왜경에 피검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1년에 걸친 옥고를 치르고 나와 고향에서 농민을 위한 밤배움과 농민조합 활동을 벌이며 지식청년으로서 의기를 길렀다. 그 뒤 그의 삶은 우리 근현대사의 어두운 골짜기를 걸었던 숱한 청년들이 몸과 마음에 아로새겼던 좌절과 고통의 곡절을 고스란히 되풀이했다. 그런 과정에서도 무궁화로 대표되는 그의 겨레 사랑과 시조 사랑은 한결같았다. 책 맨 앞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