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쿨루스와 같은 심안, 우리 시대 시와 문화에 관한 비평의식 담다 오쿨루스(ócŭlus). 라틴어로 눈(眼), 시력, 관찰력이란 뜻과 함께 심안(心眼)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로마 판테온의 돔 정상부에 있는 원형의 개구부로 우주를 뜻하는 돔과 함께 태양을 상징한다. 창문이 없는 판테온은 오로지 오쿨루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내부를 밝힌다. 모든 예술은 벙어리라는 노드롭 프라이의 오래된 명언을 떠올린다. 비평은 작품의 입이 되어 무명의 어둠을 밝혀주는 작업이다. 그러기 위해서 오쿨루스와 같은 심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작품 속 캄캄한 우주를 밝히는 한 줄기 빛은 비평의 눈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평론집의 제목을 ≪비평의 오쿨루스≫라 명명한 것이다.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결국 깊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끌어안고 뒹굴고 아파하다가 결국 도달한 웅숭깊은 심안(心眼)의 경지 말이다. 그 지평을 얻기 위해 이렇게 말을 쏟아내고 있는 모양이다. 햇수로 7년